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닮은 꼴
김은영
오염된 강물 속에서
아가미를 쳐들고
뻐끔거리는
물고기
밤늦도록 술 드신 뒤
입 쩌억 벌리고
하품하는
아버지.
별 것도 아닌 걸
4학년 김나은
어머니와 아버지는
참 별 것도 아닌 것에 다투신다.
잘 보면 아빠가
“된장국이 짜다.”
하고 괜히 투덜거리고
아빠가 신발 구겨 신는다고
엄마가 화내신다.
잘 보면 우리보다도 어린 것 같다.
아빠
4학년 송민우
나는 아빠를 한 달에 세 번 정도 본다.
바쁜 시간을 쪼개어 아빠를 보면
가만히 있어도 웃음이 나온다.
다른 애들이 부럽다.
다들 아빠를 맨 날 보니까.
다른 애들이 부럽다.
아빠랑 한 집에서 사니까.
돈 잘 버는 것보다
아빠랑 한 집에 사는 게 더 좋다.
아버지
부산 남부민초2 김태정
아버지는 새벽에 온다
아버지는 동화교통 택시를 하신다
우리 아버지는
일이 어렵다고 하신다
아침에 시작해서 새벽까지 하신다
아버지는
새벽에 오셔서
내 얼굴을 살며시 만져 보고
잠을 잔다
우리 아버지
권영진
집에 가는데 비린내가 난다.
우리 아버지도 저런 냄새가 나는데
비린내가 나면
아버지 옆에 있는 것 같다.
어디서 비린내가 나면
우리 아버지인가 하고
꼭 한번 돌아본다.
우리 아버지
동해 망상초 6학년 권 진 영
우리 아버지는
새벽 네 시에 배 나가요.
식구들 다 자는데
혼자 일어나
미숫가루 후룩후룩 마시고
식구들 깰까 봐
살금살금 갑바 입고 나가요.
아침 먹을 때 나는
아버지 생각이 나요.
아버지하고
밥 같이 먹으면 더 좋겠다 생각해요.
학교 오다가
바다에 배 보이면
나는
우리 배인가 아닌가 봐요.
*갑바 : 바닷일 할 때 입는 방수옷
이혼
배대웅
우리 엄마 아빠 이혼한다.
나는 싫지만 엄마가 원한다.
엄마가 아빠가 바람피운다고 이혼하자 한다.
나에게 누구 따라갈지 정하라 하신다.
아빠는 엄마를 살린 게 자기란다.
누굴 정할지 힘들다.
내일 법정에 엄마와 아빠 간다.
아빠 따라가면 엄마가 불쌍하고
엄마 따라가면 아빠가 불쌍하고
누구로 정할까 걱정이다.
그래서 가끔 슬프다.
지루한 날
김진영
아버지가 술 드시고 오신 날
아버지가 말씀하셨다.
지금 시간은 밤 10시
니가 누구냐?
저는 진영이입니다.
진영이가 누구냐?
아빠 아들인데요.
아빠 아들이 누구냐?
진영인데요.
드디어 아빠가 주무신다.
지금 시간은 밤 11시
나한테는 이제
자유가 온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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